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시는지요? 1998년 개봉한 이 영화는 동네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원(한석규 분)과 주차단속요원 다림(심은하 분)의 이야기를 담은 필름인데요, 2013년도에 재개봉을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90년대의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다림이 단속차량의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 사진관을 드나들면서 시작되고 사진관 주인인 정원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면서 전체적인 스토리가 전개가 됩니다.
영화에 배경으로 등장한 이 사진관은 지금도 이 영화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이 갖는 특별한 감성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관은 우리의 일상 중에 때로는 편의시설로 때로는 이벤트나 기록의 장소로 여겨져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사진관을 방문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겨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며 만삭의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으시는 분들,
태어난지 100일 즈음을 기념하기 위해 찾은 아가부터
매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는 우리의 다음세대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부모님들이 사진관을 찾고 있습니다.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자녀가 이제 멀리서 홀로 지내야 하는데 항상 어린아이 같았던 아들 딸이 어느덧 훌쩍 자라서 잠시 부모의 곁을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가족사진 한 장 찍어 떠나는 자녀에게 쥐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찾는 분들,
멀리 고향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셨는데 모처럼 가족이 모였으니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며 사진관을 찾기도 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 교복을 입던 날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는 아이들,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지고 예쁜지 사진 찍기 싫어하는 자녀를 어르고 달래며 사진관을 찾는 우리의 어머니들,
집에 오래된 사진이 있는데 이게 너무 낡아서 혹시 좀 깨끗하게 다시 뽑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무거운 액자를 들고 찾는 할아버지, 할머님들도 계시죠
어느덧 2년도 훌쩍 넘어서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한 코로나 시대에 그래도 가족들의 건강을 감사하며 모두가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처럼 사진관, 특히 동네사진관은 그 동네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이벤트가 기념되고 기록되는 참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여러분의 주변에 동네사진관이 있는지요? 연인과 형제와 친구, 그리고 가족이 한번 시간을 정해서 특별한 오늘을 담아 보시기 바랍니다.